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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서 만난 한국: 베이징 산업시찰의 의미
 
2014-10-30 11:13:36
베이징에서 만난 한국: 베이징 산업시찰의 의미

김하란(동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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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수를 떠나기 전 내 인식 속에는 중국이라는 국가는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 아직 시민의식이 덜 발달된 국가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길가다 정말 코가 베일 것 같은 곳이었고, 지저분해 여행가기 꺼려지는 나라였다. 하지만 이번 연수를 마치고 중국은 치안이 안정된 편이고 비교적 깨끗한 도시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물론 단체로 다녔고, 우리가 다녔던 곳들이 관광지였으며 이미 많이 발전한 베이징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연수가 끝날 무렵에는 사람 사는 곳은 어디든 같다는 생각이 그동안의 편견을 대신했다. 중국인들도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이 살아가고 있었다.

천안문과 자금성에서 플랜카드를 펼칠 수 없었을 때 내가 사는 대한민국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던 표현의 자유가 소중했고, 어디든지 연결되어 있는 편리한 지하철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어디를 가든지 나를 감시하는 것 같은 공안들에 괜히 위축되곤 했다. 자금성과 만리장성 등을 방문하면서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살아왔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은근하게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중국에 대한 무시는 철저히 위험한 생각이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이처럼 큰 땅덩어리와 인구를 가진 나라를 여태까지 무시해왔던 내가 한심했다.

시장을 걸어 다니며 내가 사고자 했던 기념품을 고르는데 여기저기서 '한궈러'라는 단어가 들려왔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거리여서인지 다들 내게 한국인인지를 묻고 있었다. 한국인인지 아닌지를 보고서 가격을 흥정하는 듯했다. 내가 억척스러워 보여서인지, 한국인이 그런 이미지여서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는 가이드분이 놀랄 정도로 기념품을 저렴하게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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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를 누비는 택시들 중 대다수는 현대차였고, 마트에서 본 한국과자 모델은 한국 연예인이었다. 심지어 중국에서 생산한 생수에도 한국 연예인이 인쇄돼 있어 새삼스레 대한민국이 대단스럽게 느껴졌다.

이화원에 갔을 때였다. 이화원의 문을 보수하는데, 우리 일행은 모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한 나라의 위대한 문화재에 쇠못을 박고 있었다. 문화재 보수를 할 때에는 엄격한 고증을 거쳐 재료와 보수 방식을 결정하고, 주변을 완벽히 통제하고 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상식이었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국의 몇 십 년 전 모습도 그렇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이야 문화재의 중요성을 다들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엄격한 방식으로 조심스럽게 복원하고, 보수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못했을 것이다.

중국의 많은 유산들 중 만리장성과 자금성, 이화원을 보면서 인간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중국 북경은 내륙 지방이라 물이 귀하기에 호수가 없는데 인위적으로 만든 바다라고 생각될 정도로 드넓게 펼쳐진 곤명호를 보며 서태후의 권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평지를 산으로 만들고, 그 가파른 곳에 커다란 돌을 쌓아 장성을 만든 사람들, 현재까지도 제작방법의 비밀이 밝혀지지 않은 금빛 기와를 만들어낸 옛 사람들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 문화탐방이었다.

마지막 날 방문했던 연경맥주공장은 호텔이나 리조트에 온 줄 착각할 정도로 광활하고 아름답게 가꿔져 있었다. 공장 내에는 직원들을 위한 주거 단지도 있었고, 정원도 있었다. 확실히 공장보다는 리조트에 가까워 보였다. 연경맥주는 베이징올림픽의 공식후원기업이며, 천안문광장에서 본 인민대회당에도 공급된다고 한다.

연수일정 중 가장 기억에 남으면서도 아쉬웠던 곳은 ‘798 예술구’였다. 관광지 같지 않으면서 중국의 색다른 면을 볼 수 있던 거리였다. 공장지대였던 이곳은 공장들이 빠져나간 후 그 빈자리를 예술가들이 채우며 만들어진 예술거리다. 하지만 시간이 많지 않아 수박 겉핥기식으로 둘러보기만 하고 돌아와 아쉬웠다. 그곳에서 바닥에 앉아 물건을 파는 사람들과 대비되는 큰 카페의 모습은 과거와 현대가 섞여있는 중국의 지금의 모습 같다고 생각했다.

이번 연수로 나는 중국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겪었고, 옛 사람들의 위대한 유산들을 보며 나의 작음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세계 어디서나 반가운 대한민국의 흔적을 만날 때마다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마트에서 한국과자만 보아도 반가웠었다. 한국에 도착해 제일 먼저 한 일이 페이스북을 확인하는 것이었는데, 중국에 다녀오며 내 나라, 내 선조들에게 가장 감사한 일은 ‘자유’를 지켜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가장 크게 깨달은 연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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