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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규제가 공존하는 도시, 베이징
 
2014-10-30 11:10:26
자유와 규제가 공존하는 도시, 베이징

박정인(성신여자대학교)

8월 22일부터 25일까지 3박 4일간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다. 내 머릿속 중국의 이미지는 사람 많고, 물가도 싸고, 한국의 70-70년대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도시였다. 하지만 생각보다 베이징이라는 도시는 깔끔하고, 고층빌딩도 즐비하고 서울과 비슷하게 도시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땅이 넓어서 그런지 관광지를 제외하고는 생각보다 북적거리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물가도 우리나라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도시적인 모습 뒤에 베이징 시민들의 문화는 정겨워 보였다. 베이징은 자유롭고 여유로운 생활방식과 엄격한 규제가 공존하고 있는 도시였다.


Part 1. 화장실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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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라 사람들의 생활 관습을 알 수 있는 장소 중 하나에 ‘화장실’을 빼놓을 수 없다. 베이징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화장실을 들렀다. 화장실에 들어가 앉자마자 문에 붙어있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Please lock the door for your convenience.’ 보통 화장실 문에는 ‘깨끗하게 써주세요.’ ‘휴지는 휴지통에’ 이런 식의 문구가 적혀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외국인들이 처음으로 발을 딛고, 그 나라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공항 화장실에 ‘당신의 편의를 위해 문을 잠가주세요’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문구가 있어 신기하면서도 황당해 피식 웃음을 짓고 말았다. 과거 중국인들은 화장실 문을 열고 볼일을 보는 문화가 있다고 들었던 적이 있는데, 여전히 그런 문화가 남아있나 보다 싶었다.

또한 중국에는 아직 한줄서기 문화가 정착되지 않아서인지 사람들이 문 앞에 각각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먼저 왔어도, 먼저 들어갈 수 있다는 보장이 없었다. 우리나라도 내가 어렸을 때만(1990년대) 해도 현재 중국과 같은 줄서기를 했었는데, 한줄서기 문화를 정착하려고 많은 문구들을 붙여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Part 2. 길거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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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의 길거리 풍경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의 수도답게 도로는 깔끔하게 포장돼 있었고, 고층빌딩, 화려한 건물이 즐비했다. 중국사람들이 빨간색을 좋아해서 그런지, 빨간색 간판도 자주 눈에 띄었다.

그러나 사람들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베이징 시민들은 지나칠 정도로 자유로워 보였다. 무더위에 윗옷을 배 위로 걷어 올리거나 벗고 다니며 속살을 드러내는 아저씨들이 많았다. 하의를 입지 않거나 바짓가랑이가 찢어진 채 돌아다니는 아기들의 모습도 자주 보였다. 아기들을 쓰레기통 위나 길거리에서 소변을 누이는 장면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다소 민망한 광경들이었다. 그런 광경이 정겹기도 했고 북경이 인간미 넘치는(?) 도시처럼 느껴지게 만들기도 했다.

또한 베이징의 도로에서는 다양한 교통수단을 볼 수 있었다. 전차, 2층 버스, 일반버스, 택시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보였다. 특이했던 점은 중국 사람들은 돈이 있어도 차를 사지 못한다고 한다. 중국은 정부에서 자동차 구입을 규제하고 있어 돈만 있다고 차를 살 수 없다. 추첨을 통해 번호판이 당첨돼야 차를 살 수 있는 기회가 갖게 된다. 이 때문인지 베이징 사람들은 자전거를 많이 이용했다. 그 중에 특히 눈에 띄었던 것은 전동자전거였다. 한국에 사가고 싶은 물건 중 하나였다.

베이징의 횡단보도 풍경은 정말 위험천만하게 느껴졌다. 신호등은 그냥 빨강, 초록의 장식품에 불과할 정도였다. 보행자들은 빨간불인데도 불구하고 길을 건너고 차들도 신호를 무시한 채 지나가기 일쑤였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중국은 차들이 우회전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보행자도 신호는 지키지 않아도 나름의 규칙을 지킨다고 한다. 베이징은 억압된 규제 속에서도 자유로운 국가임을 길거리 풍경에서 많이 느꼈다.

Part 3. 대륙, 중국의 관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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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4일간 이화원, 정릉, 만리장성 등 역사의 도시인 북경을 관광했다. 관광지에서 둘러보며 ‘역시 대륙이다’라고 거듭 생각했다. 무엇을 짓든 그 규모는 엄청났다. 문화재 하나를 꼼꼼히 보려면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소요될 정도의 규모였다. 관광지를 돌아 다녔을 때, 비로소 중국에 온 것을 실감했다. 관광지를 둘러보며 과거 중국의 힘과 역사를 느낄 수 있었다.

명13릉, 자금성, 이화원 등을 돌아보며 중국은 ‘돈’에 가치를 둔 문화, 미신을 잘 믿는 문화라고 느껴졌다. 빨간색, 금색으로 이루어진 문화재가 많았고, 곳곳에는 동전을 던져 부자가 되길 기원하는 문화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관광지에서 본 상인들의 모습은 신기했다(특히 만리장성에서). 상인들이 관광지에서 파는 제품은 질이 낮았고, 가끔은 ‘이걸 어떻게 팔지?’라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 신기했던 것은 오후 1-2시 즈음에 상인들은 손님이 오건말건 엎드려서 낮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이게 말로만 듣던 중국의 낮잠문화였다. 중국인들은 점심을 먹고 2시까지 낮잠을 청한다고 한다. 학생들도 아닌, 상인들까지 낮잠문화가 있는 것이 신기했다. 장사도 잊은 채 쿨쿨 잠을 자고 있어 손님이었지만 그들이 깰까봐 조심조심 구경을 했다.

또한 관광지에서는 보통 만국공통어인 영어로 직원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데, 중국의 관광지 상인들은 영어를 모르는 사람이 눈에 띄게 많았다. 영어로 물어보면 중국어로 대답을 했다. 중국이 땅도 넓고, 인구도 많으니, 다른 지역에서 온 중국 관광객들이 더 많았다. 중국상인들 입장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만을 타깃으로 정해 장사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베이징에서 본 중국의 문화유산은 전체적으로 웅장하고 멋있었다. 그러나 문화재 보존 면에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많이 와서 보는 만큼 문화재 훼손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수많이 사람들의 발길과 손길이 닿아 닳아 있었고, 곳곳에 적힌 낙서들과 여기저기 널려 있는 쓰레기 때문에 문화재의 가치가 떨어져 보이기까지 했다. 문화재를 좀 더 소중하고 보존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더 강한 규제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Part 4. 규제의 나라

중국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사회주의를 택하고 있다. 사회주의국가는 민주주의 국가에 비해 강력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 공안은 중국 중앙정부 공안부 소속이다. 그만큼 공안의 권력도 컸다. 베이징에 도착하자마자 사회주의국가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어딜 가나 존재하는 공안이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 여기 무슨 일 있나보다. ‘경찰이 있네?’ 했는데, 관광지 어딜가나 공안의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공안의 모습에 괜히 긴장되기까지 했다.

천안문광장에서 단체로 현수막을 들고 사진 찍으려고 했는데, 중국 공안이 제지했다. 시위나 선동을 일으킬까봐 규제한다고 한다. 이전에 천안문사태와 같은 시위 때문에 정부당국에서는 예민하게 반응하는 듯 싶었다.

베이징은 정부주도하의 계획적인 경제발전을 이루어가고 있었다. 자유로운 시민의식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도시였다. 산업시찰과 관광을 통해 중국은 발전해나가고 있는 단계의 국가이며,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겠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중국은 경제발전과 시민의식간의 괴리가 많이 나타났다. 경제가 발전하는 만큼 시민의식도 차츰 성숙해질 때, 중국은 비로소 진정한 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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