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07 17:53:16
오스만제국의 수도 이스탄불에서부터 그리스도교들의 피난처 카파도키아까지
2월 12일부터 열흘 간 터키에 다녀왔습니다. 터키는 원래 겨울에 비가 많이 오지만 제가 갔을 때는 날씨가 아주 좋았습니다. 터키는 유로존이기는 하지만 리라라는 터키 화폐가 더 많이 사용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리라로 환전하기 어려우니 유로로 환전해간 뒤 현지에서 환전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에 방문한 도시는 그리스 로마시대부터 오스만 제국 때까지 1600여 년간 수도였던 이스탄불입니다. 아직도 터키의 수도가 이스탄불이라고 아는 사람이 많은데 현재 터키의 수도는 앙카라입니다. 보스포러스 해협이 도시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이스탄불은 해협을 중심으로 유럽지역과 아시아 지역으로 나뉩니다.
이스탄불에서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돌마바흐체 궁전입니다. ‘가득찬 정원’이란 뜻의 이 이름은 바다를 메워 궁전을 세웠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합니다. 1853년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을 본 따 만들어진 돌마바흐체는 대리석으로 지어졌을 뿐 아니라 14톤의 금, 40톤의 은으로 건물을 치장하는 바람에 오스만터키의 재정이 바닥나고 국력이 급속도로 하락세를 걷게 된 원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돌마바흐체 궁전은 내부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사진은 없지만 방마다 굉장히 화려한 샹들리에가 있고 계단의 장식까지도 금으로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궁전 바로 앞에는 바다가 있어 테라스 앞에 서면 눈부신 햇빛과 반짝이는 바다를 볼 수 있습니다. 이 궁전은 개인 관광은 되지 않고 가이드와 정해진 시간에만 투어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터키에서 유일하게 국제 학생증 할인이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
그 다음에 가본 곳은 이스탄불에서 가장 유명한 곳인 아야소피아 성당과 블루모스크입니다. 아야소피아 성당은 동로마제국 시절에 그리스도교의 성당으로 지어졌다가 오스만제국이 지배할 때 이슬람교의 모스크로 바뀌었습니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으며 모스크로 바뀌기 전의 모자이크화를 복구하고 있습니다. 블루모스크는 터키를 대표하는 이슬람 사원으로 원래 이름은 술탄아흐메드 모스크입니다. 사원 내부가 푸른색 타일로 장식되어 있어 블루모스크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합니다. 이 두 건축물은 200~300M 정도의 거리를 두고 서로 마주 보고 있어서 이슬람 문화와 로마 시대 문화가 잘 어우러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두 건물은 낮에 봐도 정말 아름답지만 밤에 보면 조명 때문에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이스탄불에서 야간버스를 타고 12시간 정도 걸려 도착한 곳은 카파도키아입니다. 카파도키아는 대규모 화산활동으로 이루어진 곳으로 4세기부터 13세기까지 그리스도교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지내던 기암마을이라고 합니다. 돌이 무른 편이라 사람들이 파고 들어가 마을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넓은 곳을 사람들이 직접 파서 마을을 만들었다고 하니 신기했습니다. 데린쿠유라는 곳에는 20층까지 방을 낸 바위도 있었습니다. 카파도키아는 넓고 외진 곳이라 대중교통이 별로 없어서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여행해야 한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카파도키아에서 꼭 해봐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열기구 투어입니다. 20만원 정도로 비싸기는 하지만 이곳을 들르는 대부분의 여행객이 신청한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유명한 음식은 바로 항아리 케밥입니다. 항아리 안에 음식을 넣고 구운 뒤 항아리를 깨고 먹는 케밥으로 카파도키아가 항아리케밥의 원조라고 하네요. 굉장히 맛있으니 이곳에 간다면 꼭 드셔 보시길 추천합니다.
* 이미진 기자의 '터키 여행기'는 2부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