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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유스포럼] 다이내믹한 시장경제, 누구도 명확히 예측할 수 없다(대학생시사교양지 바이트 보도)
 
2014-10-30 11:19:58

[시선집중]다이내믹한 시장경제, 누구도 명확히 예측할 수 없다

피케티 이론의 한계, '이노베이션과 기업가 정신' 고려하지 않은 것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피케티. 그야말로 열풍이다. 사회 각계는 <21세기 자본>에서 피케티가 말한 소득 불균등의 원인과 그 해소법을 두고 논쟁이 한창이다. 대학생들은 어떨까? 지난 13일, 한선유스포럼 청년토론방의 대학생들이 ‘피케티에 대한 찬사, 합당한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한편 토론회에는 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이 강연자 겸 토론 주도자로 참여했다. 현 원장은 피케티 이론을 반박한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바로읽기>의 공동저자이기도 하다. 바이트는 이 날 토론회 내용 중 일부를 요약·정리했다.



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과 한선유스포럼 청년토론방 대학생들이 토마 피케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선유스포럼
대학생 : 피케티의 이론에 관한 총평을 부탁드립니다.
현진권 원장(이하 현 원장) : (저는) 피케티 이론이 사람들의 ‘배 아픔 정서’를 부추긴다고 생각합니다.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크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된다는 게 피케티의 주장의 요지입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피케티는 지난 300년 동안의 소득 및 부의 분배구조 변화를 실증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소득 불균등 현상을 타개할 대안으로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죠. 하지만 피케티의 대안에는 잘 사는 누군가는 반드시 또 다른 누군가의 경제적인 이득을 박탈하여 부를 얻는다는 시각이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

대학생 : 부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평가는 그다지 긍정적이진 않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현 원장 : 피케티가 대중의 관심을 끈 이유는 ‘상위 1% 혹은 10%가 전체 부의 몇 %를 가지고 있는가’를 모티브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제가 여러분께 묻겠습니다. 상위 1% 혹은 10%는 과연 몇 %의 부를 가져야만 그 사회를 정의롭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사실 이 질문에는 저를 비롯해 아무도 명확한 답변을 내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부자가 지금보다 소득이 더 많아진다고 해서 이것이 여러분과 제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당연히 그 어떤 영향도 주지 않고, 받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부를 축적한 것은 누구의 희생을 통해 달성한 게 아니라 그들 각자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은연중에 어떤이의 부의 축적은 또 다른 누군가의 경제적 희생을 통해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제로섬 게임으로 여기는 것이죠.

대학생 : 갈수록 소득 불균등 현상이 심화되는 것은 사실이 아닌가요?
현 원장 : 전쟁 직후의 1950년대의 한국이 어땠습니까? 모두가 가난했습니다. 피케티의 논리대로라면 그 때가 가장 평등합니다. 2014년은 1950년대보다는 분명 부의 불균등이 심합니다. 그렇지만 현재의 대다수 국민들은 절대적인 빈곤에서 벗어났습니다. 2014년과 1950년대 중에서 과연 어떤 사회가 발전했다고 볼 수 있나요? 소득 불균등 현상은 포지티브섬(Positive Sum) 게임으로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시장경제라는 게 새로운 ‘파이’를 만들어 내면서 부를 창출하고, 이 과정에서 소득 불균등이 결과론적으로 발생하는 것입니다.

대학생 : 한국에서 상위 1 또는 10%에 속하는 게 대기업입니다. 이들의 소득증식과정이 불합리할 때가 있어 피케티의 주장이 부각된다고 생각합니다.
현 원장 : 누구든지 시장경제 하에서는 상위 1%가 될 수도 있고, 하위 1%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오직 하나, 바로‘소비자’ 때문이죠. 소비자가 물건을 사주었기 때문에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것입니다. 소비자의 욕구나 이해관계를 살피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일을 소홀히 하면 상위 1%도 언제든지 하위 1%로 바뀔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대기업은 정부가 만드는 게 아니라 이 역시 소비자가 만듭니다. 만일 삼성이나 현대 같은 대기업을 정부가 만들 수만 있다면 세상에 못 사는 나라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대기업하면 으레 재산증식과정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많습니다. 물론 문제를 일으키는 대기업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비판하는 게 바람직하지, 모든 기업가와 기업들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은 “시장경제는 다이내믹하기 때문에 특정한 시점을 기준으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살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한선유스포럼
대학생 : 원래부터 부자였던 이가 가난한 사람에 비해 더 많은 부를 가져가는 게 아닐까요?
현 원장 : 시장경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다이내믹합니다. 모빌리티(Mobility)가 강하죠. 그래서 시장경제 하에서는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는 법입니다. 상위 1%가 평생 상위 1%로 살아가는 것은 중세시대나 가능한 일입니다. 현대의 시장경제 하에서는 상위 1%가 하위 1%가 되기도 하고, 하위 1%가 재력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의 중류층에 속하던 사람들의 20%가 상류층으로 이동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이는 상류층에 진입하는 이들이 있으니 반대로 하위층으로 내려가는 사람들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과거에 상위 1%를 구성하던 사람들은 현재 1%를 구성하는 사람들과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시장경제 하에서는 누구도 예측을 명확히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피케티는 특정 기간의 통계만을 살피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대학생 : 피케티의 말대로 자본을 더 많이 소유할수록 고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현 원장 : 피케티는 자본을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자본수익률은 저절로 보장된다는 식으로 주장합니다. 그런데 자본수익률이 아무런 노동의 과정 없이 저절로 발생한다는 식의 주장은 자본가가 아무 데나 투자를 해도 수익은 보장받는다는 이야기와 다름없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피케티의 논리대로라면 흥하는 기업은 있지만 망하는 기업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망하는 기업이 부지기수입니다. 기업의 흥망(興亡)은 ‘이노베이션(Innovation)’의 여부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노베이션이 돼야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본이 있다고 하여 무조건 소득을 창출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자본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소득의 크기도 달라질 것입니다. 바로 기업가정신이 있어야 하죠.
저는 이 부분에서 피케티의 주장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피케티는 이노베이션과 기업가정신을 배제한 채 자본만 있으면 저절로 부자가 되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학생 : 피케티의 이론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소득 불균등을 해소하자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 원장 : 맞습니다. 하지만 해소의 방법이 ‘자발적’일 때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피케티는 소득 불균등을 포지티브섬 게임이 아닌 제로섬 게임으로 바라보면서 자본 소득세를 80%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국가별 공조를 통한 ‘과세 네트워크’ 구축을 이야기합니다. 만일 1억 원을 버는 이가 자발적으로 80% 이상의 세금을 내려한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모두에게 획일적으로 80%의 세금을 징수한다면 많은 문제를 양산할 것입니다. 80%의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이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죠. 한편 국가 간의 공조도 문제가 있습니다. 국가별로 조세뿐만 아니라 금융이나 노동정책 등에서 여건이 다를 것인데 이런 차이를 무시하고 획일적인 조세정책을 펼친다면 상대적으로 유리한 국가도 있겠지만, 불리한 국가도 있을 것입니다. 국가 간 불평등을 더 심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철훈 발행인(dmltls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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