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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공동체자유주의가 답이다
 
2023-07-03 13:13:49

Hansun issue & focus 7월호 


<공동체자유주의>가 답이다

조영기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총장 

1. 2023년 한국의 현주소

 

2023년 한반도선진화재단(이하 한선재단)의 시작은 <품격 있는 대한민국>이었다. 한선재단이 2023년 전반기 공동체자유주의 세미나 주제를 <대한민국의 품격>으로 선정한 배경은 올바른 <국격(國格)>의 정립이 절실하다는 진단 때문이었다. 그만큼 <대한민국 품격> 추락의 모습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또한 <대한민국 품격> 추락이 1948년 건국 이후 우리가 성취한 성공의 역사가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깊은 우려도 있다. <대한민국 품격> 추락 현상은 전 부문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정치의 퇴행 현상은 심각한 문제다. 정치의 퇴행이 정치에만 국한하지 않고 경제 사회 등 다른 부문의 퇴행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에 더 문제다. 바로 정치가 국가사회의 발전과 진보로 나아갈 길을 찾기보다는 퇴보와 역진을 부추겨 온 것이 2023년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2023년 우리 국가사회에서 후진성은 곳곳에서 목격된다. 즉 자유에 기반한 발전과 통합의 정치보다 낡고 해묵은 주체사상의 논리에 매몰돼 정치가 대한민국의 정체성(identity)과 역사적 정통성을 훼손·파괴시키고, 과학과 사실(fact)에 기반한 이성적 판단은 사라지고 정치적 괴담과 선동으로 국민의 판단력을 혼란스럽게 하고, 다중의 위력(威力)과 강압에 편승한 떼법이 법치(rule of law)의 정당성을 무력화시키고, 사회적 합리적 공정의 잣대는 내 편과 네 편에 따라 판정의 기준은 달라지고, 개인의 선택의 결과가 불리해지면 개인의 책임보다 국가나 사회의 책임으로 전가해 국가주의를 부추기고, 법 만능주의에 중독되어 법의 정신을 훼손해 불신의 사회로 질주하고 있다. 또한 기득권 집단의 이기적 지대추구(rent seeking) 행위가 개혁의 걸림돌이지만 정치권과 야합해 개혁을 지체시키고 있다는 비판에서 비껴갈 수 없다.

 

특히 사회 곳곳에 기승을 부리고 있는 정치화 현상은 발전도 통합도 가로막고 있다.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은 국가의존 현상을 더 부추기고, 개인의 자생력을 훼손시켜 후 세대에게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한 2023년 대한민국(Korea)은 구한말(Chosun)의 퇴행적 중화(中華)의 역사관과 북한의 주체사관에 포획된 반문명의 역사를 반복하고, 주권부재(主權不在)의 민족사관에 얽매여 자유통일의 토대를 허물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우리의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후진적 현상의 근원은 올바른 정치사상의 부재 때문이다. 올바른 정치사상은 제도적 장치와 권력 행사의 정합성을 만족시키는 규범을 만든다. 이는 폭력과 거짓, 선전과 선동, 강압과 공포의 규범이 아니라 자유와 민주, 인권과 평등, 객관성과 합리성 등의 보편적 가치가 수반된 규범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즉 보편적 가치가 수반된 규범이어야 올바른 정치문화가 정립될 수 있고, 정치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치의 본질은 권력 쟁탈과 암투로, 적과 나(彼我)를 구분하는 계급투쟁으로, 옳고 그름(是非)을 논하지 않는 권모술수로 바라보는 것은 잘못이며, 올바른 정치사상의 정립이 정치의 요체(要諦)이자 최우선의 과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 정치는 정치사상을 무시하면서 정치의 근본적 문제해결에서 멀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특히 한국 정치에서 올바른 정치사상이 무시되면서 정치의 품격 훼손·추락은 너무도 당연한 귀결이다.

 


2. 올바른 정치사상이 절실하다

 

올바른 정치사상이 필요한 이유는 선()을 선으로, ()을 악으로 인식하는 토대가 구축되어 올바른 각종 제도의 정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바로 올바른 정치사상이 인간의 권리와 복지를 보장하고 개인이 억압과 압제를 받지 않도록 하는 공정하고 이성적인 질서를 구축하고, 모든 사람이 합리적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며, 인간사회의 정치적 진보도 주도하는 방향타의 역할을 한다. 또한 자유로운 분업과 협력의 경제제도를 통해 더 풍요로운 물질생활을 누릴 수 있고, 안정적 사회제도를 통해 더 안전한 사회 환경과 안정적 생활을 보장하고, 풍부한 문화자원을 향유하고 건전한 공동체의 유지와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반면 잘못된 정치사상은 개인의 삶의 질을 악화시키고 인간사회의 복리 수준도 추락시킨 사례는 부지기수다. 바로 우리가 어떤 정치사상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삶의 질의 간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정치사상이 제도의 토대다. 올바른 정치사상이 올바른 제도를 만든다. 그리고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제도 속에서 살아가며, 제도는 우리 삶에서 매우 큰 영향을 끼친다. 즉 제도는 이런저런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구속하고 삶의 틀을 잡고 삶을 이끌어 준다는 점에서 정치(사상)과 분리될 수 없다. 이는 가족도 시장도 학교도 역사도 정치와 독립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또한 제도는 정당성을 가져야 한다. 제도의 정당성 여부는 인간의 삶의 질과 복리증진에 도움이 되는가 아닌가에 달려있다. (정치)제도가 나의 자유와 복리를 제대로 보장해주고, 내가 존엄하게 살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며, 나의 잠재력을 실현하도록 도와주는 제도는 성공한 제도다.

 

반면 제도가 폭력과 공포, 선전과 선동, 거짓으로 인간의 삶을 황폐화시키고 복리를 축소시키는 제도는 실패한 제도다. 성공한 제도는 포용적 제도(inclusive institution)와 실패한 제도는 착취적 제도(extractive institution)와 연결된다. 포용적 제도는 국민 모두를 끌어안는 제도로 발전과 번영(풍요)의 근원이며, 착취적 제도는 지배층만을 위한 제도로 정체와 빈곤(기아)을 낳는다. 대표적 포용적 제도는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이며, 착취적 제도는 전체주의와 사회주의 계획경제다. 성공한 제도는 권력의 정당성을 가지지만 실패한 제도는 권력의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결국 올바른 정치사상이 현대국가의 성공과 실패를 가름하는 잣대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3. <공동체자유주의>의 우위성

 

올바른 정치사상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의해 뒷받침된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는 자유, 민주, 공화, 평등, 인권, 평화 등을 포괄한다. 인류 역사는 수많은 국가들의 명멸(明滅)의 역사였다. 그러나 보편적 가치를 선점해 이를 실천한 국가는 영광의 역사를 창조하고 그 역사를 상당 기간 지속해 온 것도 역사적 사실이다. 즉 로마제국 1000년의 역사가 가능했던 것은 공화가 보편적 가치로서 인정받았기 때문이며,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의 영광이 가능했던 것은 자유가 보편적 가치로서 인정받고, 자유가 인류의 발전과 복리증진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또한 20세기 일등국가 미국의 성공은 자유민주가 자유와 평등의 가치 확산에 기여한 덕분이다. 특히 자유가 보편적 가치 중에서 으뜸으로 간주되는 이유는 자유가 민주를 포용하고 평등을 확장하고 인권을 신장시키는 동력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유의 가치를 매우 소중히 여긴다. 하지만 우리는 자유의 폭주로 인한 극단적 이기주의를 경계하고 소중한 공동체가 약화·해체되는 부작용을 우려한다. 특히 양극의 정치로 인한 대립과 반목, 공동체 해체는 위험수위를 넘어선지 이미 오래됐다. 반면에 공동체를 소중히 하면서 자유의 가치가 제대로 발휘되는 자유주의에 대한 요구도 높다. 이는 자유민주를 넘어서는 새로운 정치사상의 출현에 대한 갈구다. 이런 시대적 요구에 적합한 정치사상은 한선재단의 사상적 기반인 <공동체자유주의>. <공동체자유주의>는 인간 본성에서 출발한 정치사상이다. 인간 본성은 독존적 존재이면서 또한 관계적 존재다. 독존적 존재로서 인간은 개인의 존엄·자유·창의를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자유주의의 출발점이며, 관계적 존재로서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생긴 공동체를 보호·보존하는 공동체주의의 출발점이다. 특히 자유주의는 개인과 국가발전의 원리이고, 공동체주의는 개인행복의 원리이자 국민통합의 원리라는 점에서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공동체를 소중히 여기는 자유주의의 정치사상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한선재단은 <공동체자유주의>에서 공동체주의보다는 자유주의를 우선해 왔다. <공동체자유주의>는 가족공동체, 학교공동체, 지역공동체, 역사공동체를 소중히 하고 포용하는 품격있는 자유주의를 지향한다. 따라서 <공동체자유주의>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를 결코 분리할 수 없는 불일불이(不一不異)의 관계로 보고 자유주의의 결함을 보완해 더 나은 공동체의 유지·발전에도 기여하는 정치사상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공동체자유주의>가 이 시대의 올바른 정치사상으로 자리매김할 충분한 가치가 있고, 모든 인류의 보편적 정신적 자본으로서 기능한다는 의미다. 이처럼 <공동체자유주의>21세기 올바른 정치사상으로 우월성을 잠재하고 있다. <공동체자유주의>는 정치의 품격을 높여주고 국가의 품격(國格)도 높여줄 우수한 정치사상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공동체자유주의>의 우월성은 한선재단과 일부 전문가 중심의 논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제 대한민국에 주어진 과제는 <공동체자유주의>라는 새로운 정치사상을 내실화하고, 세계로 확산시키는 것이다. 우선 <공동체자유주의>의 내실화를 위해 학제 간 연구를 통해 우월성을 알리고 정책개발에도 매진해야 한다. 그리고 <공동체자유주의>의 정치사상을 바탕으로 한 통일한국의 실현, 나아가 세계화에도 매진해야 한다. 바로 국내적으로는 <공동체자유주의>의 내실화와 통일한국의 동력으로 삼을 치열한 논리 개발과 함께, <공동체자유주의>가 주류의 정치사상으로 자리 잡기위한 <공동체자유주의>세계화에도 매진해야 한다.

 

특히 <공동체자유주의>인류의 발전과 통합의 토대라는 점에서 세계화는 절실한 과제다. 국제사회는 대한민국 건국 70여 년의 역사를 성공의 역사라고 평가한다. 이제 우리는 성공의 역사를 넘어 영광의 역사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공동체자유주의>를 토대로 새로운 국가전략이 요구된다. 바로 로마제국의 영광이 공화라는 정치사상에서 출발한 것처럼 대한민국의 영광의 역사<공동체자유주의>가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2023년 후반기도 한선재단의 <공동체자유주의>의 바퀴는 전진을 계속할 것이며, 이런 전진을 통해 국가의 품격과 정치의 품격을 높이는데 매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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