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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마스크 대란, 진행 과정과 교훈] 통권124호
 
2020-03-12 15:59:48
첨부 : 200312_brief.pdf  
Hansun Brief 통권124호  


이용환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총장

마스크 사기가 아직도 어렵다. 길게 줄서는 모습은 사라졌지만 어려움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구매처가 약국을 비롯해서 다양해지고 국민들이 급한 사람 먼저의 마음으로 마스크 구매를 자제하기 때문이다. 약국마다 마스크 입고가 불안정해서 구매자들은 여러 약국을 돌아다녀도 사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마스크 재고가 있는 곳을 알려주는 앱까지 출시되어 인기를 끌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양보와 나눔의 공동체 정신도 발휘되고 있다. 여유분이 있으면 구매를 자제하고 천으로 직접 만든 마스크를 쓰는 것이다. SNS에서는 “#마스크양보하기, #면마스크쓰기등 마스크 구매 자제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1. 마스크 대란의 유발 요인

본격적으로 마스크 대란이 발생한 것은 첫 신천지 환자(31번째 확진자)가 나온 218일부터이다. 중국의 우한폐렴이 국내지역으로 전파되었다는 보도를 보고 사람들이 마스크를 사려고 몰린 뒤부터다. 이후 감염자가 급격히 늘면서 새벽시간부터 마트 앞에 수백미터의 줄이 이어졌고, 일부에선 확진자가 무리에 끼어 감염 위험성을 높이는 모순적인 일도 생겨났다.

마스크 대란이 유발된 데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 먼저 중국 우한폐렴인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급속하게 전파됨으로써 국민들에게 공포감을 유발했다. 특히 확진이 되기 전까지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누가 감염자인지를 모르는 상황에선 예방이 최선이었다. 예방법으로는 손 씻기,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두기가 있다. 손 씻기와 사회적 거리두기는 스스로 실천하면 되지만 마스크를 쓰려면 마스크를 구입해야 했다. 그것도 국가에서 검증 받은 제품이어야 안심이 된다. 그러다보니 KF-94 제품의 마스크를 사려고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생산물량이 원천적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마스크를 사기위해 새벽부터 줄서기 경쟁을 했다. 가수요까지 나타나다보니 물량은 더욱 부족해졌다. 마스크 대란은 이렇게 시작됐다.

 

국가주도의 정책운용방식도 마스크 대란에 가세했다. 정부주도의 사고이다. 시장수급상황이나 소비자의 소비행태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정부가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국민에게 미리 심어준 것이다. 공무원들조차 갑자기 닥친 소비대란에 대비할 시간이 없었다. 워낙 갑작스런 사태에다 시간에 쫒기다보니 수급동향에 대한 기초 통계는 물론 사전 현장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하루 생산능력과 소비예측 특히 질병에 대한 심리적 불안으로 인한 가수요까지 고려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도 필수 기관에 우선 공급할 수량을 고려한 다음 시장에 공급할 하루 공급량과 소비량에 대한 단순 비교라도 했어야 했다. 그러면 마스크가 얼마나 부족하고 이 부족한 것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를 생각할 수 있었을 것이다.

 

2. 정부 대응의 문제

마스크 문제는 공급과 수요의 양면을 살펴서 핵심 문제부터 짚어야 했다. 1일 최대 생산량이 1,200만장이라면 5,000만 인구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공급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확인된 순간 곧바로 증설 조치를 취했어도 지금쯤은 공급애로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었을 것이다. ?증설에 대한 생각은 아예 없었고 수입도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수요관리에 행정력을 집중한 것이 한계였다. 하루 생산량과 유통동향, 나아가 수출입 동향까지 꼼꼼하게 챙기고 위기 시에 소비자의 가수요까지 고려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한 후에 정책을 선택하고 발표했으면 이 같은 혼란은 상당부문 방지했을 것이다.

 

행정내부의 통제시스템과 발상의 한계도 작용했다. 총리가 대책본부장을 맡고 범정부 태스크 포스(TF)를 구성했지만 여전히 마스크 제조기 증설 공급대책은 없었다. 기존 시설에서의 생산량 증대에만 힘을 쏟았다. 기업들은 시장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정부의 TF팀은 마스크 생산업체들이 물량을 공급하느라 과부하된 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증설에 나서지 못한 이유를 파악하고 대비책을 강구해야 했다. 추측하건데 마스크 생산업체가 대부분 영세기업이기 때문에 시설자금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사태 이후의 공장 가동률을 고려해서 증설에 나서지 못했을 것이다. 평상시의 수요를 고려하면 이번 사태 시에 증설하면 과잉시설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부가 생산 증설에 직접 나서는 것을 고려해야 했지만 그러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정부가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수요관리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기재부 주도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관세청 등이 참여한 TF를 구성하고 매점매석과 사재기 단속에 집중했다. 국세청은 마스크 유통업체에 대한 세무조사, 공정위는 끼워 팔기 등에 대한 조사, 검찰, 경찰까지도 마스크 관련 전담팀을 꾸리고 불법 행위를 잡는 데 힘을 쏟았다. 각 부처가 자기 고유 업무 중심으로 일을 하다 보니 총체적 수요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식약처가 마스크를 확보하려 애쓰고 있을 때 마스크 수출 관리는 아예 손을 놓고 있었다. 정부는 마스크 대중(對中) 수출액이 평소의 수백 배 규모로 폭증한 뒤인 226일에야 수출량을 국내 생산량의 10%로 제한하는 조치를 내놨다. 이때는 이미 중국으로 상당량이 수출된 이후였다. 이후에도 마스크 수출이 계속되면서 36일에서야 전면 금지했다.

 

마스크 공급에 대한 오락가락한 정부 발표도 마스크 대란에 한몫했다. 마스크 대란이 발생하기 전에도 국민들은 주어진 상황에 맞춰 하루에 한 장, 또는 일주일에 한 장을 쓰는 등 합리적인 소비행동을 했다. 그런데 정부가 나서서 "KF94 써라 3일동안 써도 된다 면마스크도 도움된다 야외나 가정에서는 안 써도 된다" 등의 오락가락한 정부 지침이 혼란을 가중시켰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서 정부 당국자들의 마스크 관련 발언 역시 마찬가지이다. 대통령은 25일 대구 특별대책회의에서 수요를 감당할 충분한 생산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날 경제부총리도 약국 등에 가면 언제든 마스크가 있다는 것을 인식시키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보고 했다. 그리고 이날 공적 마스크 물량을 28일부터는 본격 유통·판매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지자 가수요까지 일어나면서 '줄 서기 대란'이 벌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여야대표 회동에서 국민께 송구하다는 사과를 했지만 오늘부터 내일 모레까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31일이 되어서야 정부가 마스크 공급에 문제가 있음을 실토했다. 이어 3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마스크 대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정부는 35 1주당 12매 구매제한, 요일별 구매 5부제, 중복구매 확인시스템 가동 등의마스크 3대 구매 원칙이 포함된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중복구매 확인시스템은 약사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린 아이디어를 채택한 것이다. 이번 대책에서 대리 구매가 차단되자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신분증이 없는 어린이들이 구매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6마스크 5부제시행과 관련, "대리수령의 범위를 넓히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지시에 따라서 10세 미만과 80세 이상의 노인에게는 대리 수령이 가능하도록 수정했다. 그러나 대리 수령도 쉽지 않았다. 어린이·노인을 위한 대리구매는 주민등록등본으로 '같은 집에 사는 가족'임을 입증하는 경우에만 허용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주민등록등본을 떼려는 사람들이 인터넷 정부 사이트에 몰리면서 사이트가 다운되기도 했다. 보도에 의하면 약국은 열자마자 번호표부터 나눠줬으나 30분 전후해서 번호표가 마감됐다고 한다. 기다리다 번호표를 받지 못한 사람은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3. 긴급 사태에서의 정부 역할

이번 마스크 대란에 대해서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국민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사과에 그쳐서는 안 된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비책을 충실히 갖추어야 한다. 현재도 시급한 것은 공급물량 부족이다. 지금이라도 이를 늘려야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한 풀 꺾였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시민들이 합리적인 마스크 소비행태와 구매를 양보하는 공동체 운동이 지속되어도 생산능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이번 마스크 대란에서 보듯이 공급부족 문제는 수요관리로 해결되지 않는다. 생산시설을 늘리지 않는 한 정부가 나선다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긴급한 상황이라도 정부가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해야 한다.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은 긴급하거나 재난사태로 시장이 해결할 수 없을 때이다. 현재가 그런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마스크 구매의 어려움부터 해결해야 한다. 이는 ·반장 행정조직을 이용해서 가정에 배부하면 해결 가능하다. 중복배부도 방지할 수 있다.

 

긴급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대만의 사례처럼 정부가 기계를 사서 기업에게 기부하고 생산독려를 하든가 아니면 정부가 직접 기계를 구입해서 생산에 나서야 한다. 이 시설들은 마스크 사태가 진정되면 영세기업들에게 인센티브 방식을 적용하여 기증할 수 있을 것이다.

 

공급물량이 해결되면 마스크 문제는 시장에서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생산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는 정부가 마스크 생산을 독려하고 구매하여 배급제로 한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모자라는 생산시설 확대에 신경을 써야지 생산능력이 안 되는 기업에게 24시간 공장 가동을 요구하면 결과적으로 생산시설조차 고장나게 된다. 특히 근로시간 단축을 밀어붙였던 정부에서 인력이 빠듯한 중소기업보고 24시간 가동하라고 한다면 말이 되겠는가?

 

정부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에 진력해야 한다. 매점매석을 단속하고 수출입을 조절하고 나머지 행정력은 방역에 전념하는 것이다. 나아가 위기 시에 나타난 제도의 미비점을 고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원격진료와 주 52시간제가 대표적 사례이다. 근로자파견제도나 아웃소싱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적시 대응을 어렵게 한 제도를 찾아서 고쳐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한국과 대만 정부의 마스크 대책

 

한 국

대 만

생산능력

(일생산량)

1,200만장

2400만장,

31,000만장,

41,400만장

3/5: 마스크 포장기

      40기 지원발표

2: 정부가 마스크 제조기

      90대 구입, 민간기증

마스크

공적판매

2/26: 공적판매처 출고 의무화

3/5: 1주당 12

1/24: 1주당 어른 2,

        어린이 4

3/5: 1주당 어른 3,

       어린이 5매로 확대

수출

2/26: 국내 생산량의

         10%로 제한

3/6: 수출 전면 금지

1/24: 마스크 수출 전면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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