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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문재인 정부의 비핵화 협상: 오인식→확증편향→집단사고] 통권118호
 
2020-01-22 16:49:06
첨부 : 200122_brief.pdf  
Hansun Brief 통권118호  


박휘락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국방연구회장

1. 들어가며

20179월 북한은 제6차 핵실험을 통하여 수소폭탄 시험에 성공하고, 1129일 대륙간탄도탄의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화성-15의 시험발사에 성공한 후 국가 핵무력 완성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대화와 협상을 통한 비핵화가 가능하다면서 2018427일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가진 후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하였고, 두 차례의 미북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을 추가로 실시하였다. 그러나 2년이 가까워져도 북한은 핵무기 폐기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는 전혀 강구하지 않았고, 이제는 미북 협상도 진행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행세하고자 한다.

북한의 경우 조건이 맞지 않아서 핵무기 폐기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최초부터 핵무기를 폐기할 의사가 없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한국 정부가 그것을 핵무기 폐기 의사가 있는 것으로 잘못 이해하였고, 아직도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북핵에 대한 정부의 인식을 오류 측면에서 분석해 봐야 할 이유이다.

 

2. 북핵에 적용 가능한 오류

- 오인식(誤認識, misperception) 저비스(Robert Jervis)가 제기한 개념으로 실제로 존재하는 세상과 그것을 인식하는 사람의 마음에 존재하는 세상 사이의 격차이다. 인간 자체가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정세의 경우 너무나 유동적이거나 불확실하여 어떤 조직이나 개인이 그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국제적인 결정의 상당한 부분은 정책결정자의 오인식에 근거하고 있다고 주장된다. 스퇴싱어(John G. Stoessinger)는 대부분의 전쟁이 오인식으로 인하여 발발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 1960년 영국 심리학자 와슨(Peter Wasson)이 처음 제시했다. “보유하고 있는 기존의 신념, 기대, 가정에 편향되는 방법으로 증거를 찾거나 해석하는 것으로서, 처음에 믿게 된 내용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강화하고자 하는 인간의 성향이다. 확증편향에 빠지면 자신의 생각에 동조하는 정보만 선택하고 반대의 정보는 부정하게 된다. 확증편향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할 정도로 보편적이고, 무의식으로 발생한다.

- 집단사고(集團思考, Groupthink)는 제니스(Irving L. Janis)가 창안한 이론으로 어떤 내용이 특정 집단의 정책이나 방향으로 정해지면 모두가 그것을 추종함으로써 균형감각을 상실하게 되어 대실패(fiasco)”로 귀결된다는 주장이다. 특정 집단이 폐쇄된 상태에서 특정한 정책이나 방향을 결정하여 추진함으로써, 위험도 고려하지 않게 되고, 추가적인 정보를 수립하거나 예비계획도 수립하지 않게 된다.

 

3. 현 정부에 대한 오류의 적용

- 오인식 측면: 북한은 비핵화라고 말했지만, 그것은 김일성 시대부터 사용해온 그들 나름의 주장, 조선반도 비핵지대화로서, 미국의 핵우산과 그것의 단초인 주한미군 철수를 조건으로 한다. 실제로 북한은 싱가포르 회담 후 수개월이 지난 20181220조선중앙통신의 논평을 통하여 싱가포르 회담의 공동성명에는 분명 '조선반도 비핵화'라고 명시돼 있지 '북 비핵화'라는 문구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은 비핵화라는 애매한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핵포기에 대해 환상을 갖도록 기만하였고, 실제로는 핵개발에 매진하였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가 핵무기 폐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믿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1015일 게재된 프랑스 일간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받는 대신 핵을 포기하겠다는 전략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하면서 비핵화의 궁극적 목표는 북한의 모든 핵 시설은 물론 현존하는 핵무기와 핵물질을 모두 폐기하는 것이라고도 설명하였다. 2018919-20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마친 후에도 변뿐 아니라 여타 핵 시설도 영구히 폐기돼야 하고 이미 만들어진 어떤 핵무기나 장거리미사일이 있다면, 그것까지 폐기하는 수순으로 가야 완전한 핵폐기다."라고 설명하였다.

- 확증편향 측면: 북한의 비핵화에 관해서는 현 정부와 정부 인사들의 확증편향이 강력했다. 판문점 회담 1주일 전인 420일 노동당 전원회의의 결정서에서도 핵무기 병기화를 실현하였다면서 핵보유국으로서의 의미 준수를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도, 판문점 선언에서의 합의가 핵무기 폐기라고 했다. 미북 간의 싱가포르 회담이나 하노이 회담을 통해서도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증거가 대대적으로 제시되었고, 국내 및 미국에서 북한의 핵무기 폐기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과 회의론이 강화되어 왔지만, 정부는 계속 대화를 통한 북한의 핵무기 포기가 가능한 것으로 믿고 있다. 20201월에 발표한 대통령 신년사에서도 “2017년까지 한반도에 드리웠던 전쟁의 먹구름이 물러가고 평화가 성큼 다가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하노이 회담을 전후하여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지 않으려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만, 한국 정부는 여전히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할 것이라는 확증편향에 빠져 있다.

- 집단사고 측면: 현재의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결국은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고, 선의로 대하면 결국은 남북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강력한 집단사고에 빠져 있다. 대다수 국민과 국내 및 국외의 전문가들이 북핵 포기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유독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인사들만 그렇지 않다. 청와대에 반대 의견이나 인식을 가진 사람이 전혀 없고, 그러한 의견도 허용되지 않는 분위기이다. 야당의 김용태 의원이 청와대가 운동권 동문회관이라면서 집단사고의 오류를 경고한 이유이다. 국방장관 조차 남북군사합의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일본과의 군사정보 보호협정에 관하여 군대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4. 평가

북한의 비핵화에 관한 한국 정부의 오류를 평가해봤을 때 오인식은 물론이고, 확증편향도 상당한 수준이고, 그것이 집단사고 수준으로 악화되고 말았다. 대부분이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신뢰하지 않음에도 현 정부만이 여전히 기대와 희망을 갖고 그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은 매우 특이하다.

대부분의 개인이나 조직은 처음에는 오인식을 갖더라도 노력하여 확증편향에서 벗어나거나 최소한 집단사고의 수준으로는 악화시키지 않는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집단사고 수준이라고 평가될 정도로 북한의 핵무기 폐기에 대한 집착이 크다. 오인식, 확증편향, 집단사고 측면에서 자신들의 생각을 자체적으로 점검해본 후, 그의 감소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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