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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소리 할 줄 아는 후보를 기대한다] 이용환 한선정책연구원장
 
2012-09-27 11:42:51



쓴 소리 할 줄 아는 후보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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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환 한선정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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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통령 선거 주요 후보가 90여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겨우 확정됐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통합민주당 문재인 후보, 무소속의 안철수 후보의 3각 구도이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그럼에도 언론은 3자 대결로 갈 것인지 야권이 단일화해서 1:1 대결 구도로 갈 것인지 가지고 보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은 뒷전일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정책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자기 역량을 보여주는 것인데 정책은 없고 후보가 1:1 구도냐 3자 구도냐 가지고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국민들은 세 후보의 이름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나 성품은 물론 능력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검증이 필요하다. 검증은 리더로서의 국가관이나 국제적 식견, 국민을 사랑하는 애민사상과 애국심 등 리더의 자질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사로운 허물 찾기에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하나를 붙들고 늘어지다가 이것이 시들해지면 다른 것을 붙들고 늘어진다. 현대사 인식의 문제도 그러하다.

한국의 현대사는 빛과 그림자가 엉켜 있기 때문에 어느 한 면만을 가지고 평가하기가 매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일을 하다보면 공과가 같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지난 일에 대하여 정치공학적 시각에서 잘잘못을 따질 것이 아니라 잘한 것을 계승 발전시키고 잘못한 일은 고쳐서 다시 반복되지 않게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우리는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가 자기에게 유리한 측면을 단편적으로 보기 때문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일궈낸 훌륭한 업적을 인정하지 않는다. 산업화 세력은 산업화가 이룬 공만을 부각시키고 민주화 세력은 민주화만을 성과로 인정하려 하기 때문이다. 종합적으로 평가하지 않기 때문에 늘 과거에 매달리고 미래를 보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세계가 인정하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소중한 성과도 헌신짝이 되기 일쑤였고, 우리 모두 이루어낸 우리 민족의 위대한 역사에 대해서 공감도 자긍심도 사라졌다.

역사는 어느 시점을 잘라서 보지 말고 연결해서 긴 시각으로 봐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볼 수 있다. 이런 자세로 보면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위대한 역사를 볼 수 있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선진화도 볼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선진화 역사를 써 가고 있다. 이것도 지난 역사를 거울삼아서 무엇이 바람직한 선진화 방향이고 무슨 정책이 필요한지를 지난 5년에 있었던 정책을 평가하고 바른 방향과 정책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대통령선거가 80여일 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도 각 후보들은 정책공약을 제대로 제시하지 않고 행사에 참석하거나 방문할 때마다 이벤트성 정책을 단편적으로 발표하고 있을 뿐이다. 제시된 공약도 총론이 대부분이고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공약은 매우 드물다. 선심성 공약이 많다보니 재원조달까지 제시한 정책은 정말 찾기 어렵다.

지난 24일 정부는 금년에 처음 실시 0~2세 무상보육에 대해 수정계획을 발표했다. 시행 1년 만에 전면 수정?보완하는 것이다. 그동안 정치권이 선도해온 무상보육복지 확대를 시행해본 결과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집에서 어머니 손에 자라야 할 0~2세 유아들이 보육시설로 나오는가 하면 지방자치단체는 재원부족을 이유로 무상보육 포기를 선언하기도 했다. 정부발표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취해진 조치이다. 동시에 재정한계 등을 고려한 불가피한 정책선택이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표를 의식해 무조건 반발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경쟁하듯이 복지공약을 쏟아냈다. 새누리당은 61개 민주통합당은 107개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재경부를 비롯한 주요 연구기관에서 공약이행에 따른 소요비용을 추계한 결과 증세나 국채발행 없이 재원조달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조세로 조달할 경우 조세부담률은 새누리당이 최고 약 4% 증가하고 민주통합당은 약 1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0년 조세부담률이 19.3%인 점을 고려하면 이런 조세부담의 증가는 국민들이 동의할 수 없는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지도자는 역사적 시각에서 과거보다는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 한 나라를 이끌어갈 대통령 후보라면 국가 안위에 관한 사항과 국민들의 아픔과 관심에 대해서 분명하게 답해야 한다. 한중일 영유권 분쟁이 하루가 다르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의 지도자가 되려고 한다면 독도 문제는 물론 이어도를 지켜줄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그리고 어떻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것인가에 대해 두루 뭉실하게 얘기하지 말고 청사진과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면 국민들의 마음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에게 쓴 소리도 할 수 있어야만 한다. 선거철에 국민들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에 대한 약속은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땀이 필요한 경우 땀을 요구하고 희생이 필요할 경우 희생을 요구하는 당당한 용기도 필요하다. 바로 이것이 진정한 용기이고 강인한 리더십이다. 남의 탓만 하는 사회에 지친 국민들은 이제 자립심과 자긍심을 높이는 대통령이 출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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