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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펀드 게이트’, 檢 수사가 가야 할 길
 
2020-10-16 09:40:03
◆김종민 법무법인(유한) 동인 변호사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법개혁연구회 회장 · 프랑스연구포럼 대표로 활동 중입니다.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 불가피
檢 조직 명운 걸고 진상 규명해야

검찰의 사모펀드 사건 수사가 권력형 게이트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옵티머스 펀드 사건은 정권 실세들과의 특별한 관계로 주목받았던 이혁진 전 대표가 미국으로 도피한 가운데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이모 변호사 부부가 핵심적으로 관여된 사실이 밝혀졌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서 ‘허위문건’이라고 했던 대(對)여권 로비 정황이 담긴 문건도 일부 내용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전력, 농어촌공사 등 공공기관이 828억원을 펀드에 투자한 것이나, 올해 3월 남동발전이 5100억원 규모의 해외 사업 제안을 받고 2주 만에 ‘투자적격’ 판정을 내린 것도 거대한 ‘보이지 않는 손’의 영향력이 아니었다면 모두 불가능한 일이다.

1조6000억원 규모의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건도 마찬가지다. 이미 거액의 금품 수수 혐의로 전 청와대 행정관과 친노 핵심인 이상호 전 민주당 부산 사하을 위원장이 구속된 가운데 지난 8일 법원 증인으로 출석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현금 5000만원을 전달한 사실을 폭로했다. 기동민 의원 등 여당 정치인들이 검찰 수사대상에 올라 있고, “나는 경비를 아끼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이고 민정수석실이고 다 내 사람”이라는 김봉현 전 회장의 문자 메시지까지 공개되어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 되었다.

문제는 추 장관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다. 추 장관은 취임 직후인 올해 2월 신라젠 사건과 라임자산운용 사건을 수사 중이던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을 전격 해체했다. 2013년 출범해 6년 반 동안 약 1000여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처벌하며 금융·증권 범죄 수사에 핵심적 역할을 해왔는데 그 배경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6개월 동안 2차례의 검사 인사를 통해 특수통 검사들을 비수사 부서나 지방 검찰청으로 대거 좌천시키며 수사조직을 무력화한 것은 검찰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다.

종전 검찰총장의 권한이던 검사 파견을 법무부 장관 승인 사항으로 바꾼 것도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다. 이런 일련의 조치들은 결과적으로 현재 드러나고 있는 정권 실세들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방해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고 그 진정한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밝혀야 한다.

서울중앙지검의 옵티머스 사건 수사의 문제점도 지적되어야 한다. 지난 5월 금융감독원이 수사 의뢰한 사건을 조사부에 배당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조치였다. 조사부는 형사부와 마찬가지로 각 검사실에 검사 1명에 수사관 2명이 근무하며 주로 복잡한 고소사건 수사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피해규모가 5000억원에 이르고 피해자도 1000여명인 사건을 구조적으로 수사가 불가능한 조사부에 배당한 것 자체가 애초 적극적인 수사 의지가 없었던 것이 아닌가. 지난 6월 말과 7월 청와대와 여권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핵심 단서인 옵티머스 내부 문건을 확보하고도 신속히 수사 확대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도 이해할 수 없다. 그 경위를 적절히 밝혀야 한다.

서울중앙지검이 뒤늦게 수사 부서를 조사부에서 경제범죄형사부로 바꾸고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지시에 따라 18명의 검사로 수사팀을 보강해 본격 수사에 착수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의 엄정한 수사에 어느 것도 성역이 될 수 없다”며 적극 협조하도록 한 것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향후 검찰 수사의 관건은 독립성 보장이다. 청와대와 여권 핵심 실세들이 다수 연루된 사실이 확인된 이상 민주당이나 추 장관은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수사 가이드라인으로 비칠 부적절한 언행을 삼가고 더 이상 수사에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 검찰의 선택은 조직의 명운을 건 철저한 수사밖에 없다. 만약 부실수사로 이번 권력형 게이트 진상 규명에 실패한다면 특검 도입이 불가피하다.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은 검찰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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