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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AI 교육혁명 불 지펴야
 
2020-05-25 13:28:33

이주호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촉발한 교육의 혁신

인공지능(AI) 교육혁명은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 가르치는 내용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동시에 가르치는 방식도 AI를 활용해 혁명적으로 바꾼다. 알파고가 무엇을 가르칠지에 대한 인식을 바꾸었다면, 코로나바이러스는 학습 방식을 AI를 활용해 혁명적으로 바꾸는 계기를 제공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15억명의 학생이 등교하지 못하자
온라인학습 급증하며 2026년엔 1200조원에 달할 전망
미·중은 이 분야에 엄청나게 투자하며 AI 교육 주도 태세
한국도 AI 교육 선도국가로 발전시킬 국가전략 추진해야

알파고는 2016년 서울에서 세계 일자리의 절반 이상이 AI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다보스포럼의 전망을 생생하게 확인시키고 모두에게 AI에 대체되지 않을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인식을 각인시켰다. 이어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가 15억 학생이 등교하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수업하도록 하면서 수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를 만들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온라인학습 수요가 폭증하면서 온라인학습 비중이 세계 교육의 2.3%에서 2026년 11%로 급증해 1조 달러(120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도소매업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11%인데 전체 교육에서 온라인학습 비중도 그 정도 될 것으로 본 것이다. 온라인학습의 정점은 AI 교육이다. 그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지능형 개인 교습체제(ITS: Intelligent Tutoring System) 혹은 맞춤학습체제(adaptive learning system)이다.

AI·교사 협업이 학습 효율성 높여

수학을 예로 들면 ITS는 수학에 소질이 있고 기초가 있는 학생에게는 난이도를 빠르게 높여가며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하고, 수학이 약한 학생에게는 난도를 완만하게 높이면서 전혀 다른 유형의 문제를 학습하게 한다. 교사가 교실에서 많은 학생에게 똑같은 내용을 전달하는 강의는 수학을 잘하는 학생에게는 재미가 없고 수학을 못 하는 학생에게는 어렵다. 그러나 ITS는 강의의 근본적 한계를 극복한다.
 
그렇다고 교사의 역할이 줄어들지 않는다. 교사는 강의 중심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현실과 관련된 문제들을 수학 원리를 적용해 해결하는 것을 학습하도록 지원하는 등 새로운 역할을 한다. ITS가 강의 부담을 줄이면서 교사는 프로젝트 학습과 같은 하이터치 학습에 집중할 수 있다. 이처럼 AI는 교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역할을 전환하도록 지원한다.

ITS 외에도 AI를 활용한 교육 혁신은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다. 대화에 기반을 둔 교습 체계(DBTS, Dialogue-Based Tutoring System), 학생이 스스로 지식을 구성하도록 환경을 제공하는 탐구적학습시스템(ELEs, Exploratory Learning Environments), AI 언어 학습, 작문 자동 채점(AWE, Automatic Writing Evaluation), 챗봇(chatbot),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이 대표적이다.

AI 교육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아이들 모두 본인의 개별 학습데이터를 축적해 최적 학습 경로를 적시에 제공하는 AI 학습 친구(AI Learning Companion)를 갖게 되고, 모든 교사가 담당 학생 모두에게 최적의 개별화된 학습 경로를 디자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AI 조교(AI Teaching Assistant)를 가지게 되는 시대가 곧 온다. 시험에 의해 쉽게 측정할 수 있는 역량은 AI에 의해 쉽게 대체된다. 궁극적으로는 교육 변화를 가로막는 고부담 시험체제를 AI가 제공하는 지속적 맞춤평가 체제가 대체할 때까지 AI 교육은 낡은 교육체제를 끊임없이 변화시킬 것이다.
  
AI 교육에 대한 우려 해소해야

AI 교육은 아직 한계가 많다. 무엇보다 AI 교육의 효과에 대해 보다 많은 엄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최근 각종 ITS의 놀랄만한 효과에 대한 연구들이 나오지만 충분한 실증적 근거로 보기에는 이르다. AI 교육과 관련된 알고리즘의 편향, 개인정보 보호 등 윤리적 문제들도 충분히 논의하고 규범화해야 한다. AI 교육으로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스크린을 보는 시간이 늘어나고 중독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해소해야 한다.
 
한국은 IT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학교와 대학은 AI 교육의 불모지였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가 초래한 온라인 개학은 거의 모든 학교와 대학에서 AI 교육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온라인 학습의 경험을 제공했다. AI 교육에 이미 엄청난 투자를 시작해 수십 개의 AI 교육 유니콘 기업들을 가지고 부상하는 중국, ITS를 개발하고 학교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지 10년이 넘은 미국 등 AI 교육 강국들 틈바구니에서 이제 우리도 온라인 개학의 경험을 지렛대 삼아 한국을 AI 교육의 선도국가로 발전시킬 국가전략을 마련하고 추진해야 한다.

AI 교육혁명 실현을 위한 3가지 방안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온라인 개학은 학교와 대학에 온라인 학습이 들어오는 것을 막았던 높은 벽을 순식간에 허물었다. 교육계가 합심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교육이 중단되는 걸 막은 놀랄만한 저력은 K에듀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온라인 학습이 학교와 대학으로 못 들어오게 막았던 벽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변화의 폭도 컸다.그동안 뒤처졌던 온라인 학습을 따라잡을 좋은 기회가 왔다. 정부가 온라인 개학 동안 교육 현장에서 일어났던 변화가 이후에 가속하도록 지원한다면 우리가 온라인 학습을 기반으로 AI 교육혁명을 선도할 수 있다.
 
첫째, 온라인 개학 때 각자의 집에서 활용했던 네트워크-디바이스-플랫폼-콘텐츠가 등교 후 학교 교실에서도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와이파이가 모든 학교에 가능하도록 하자. 대부분 선진국에서 수년 전에 도입된, 모든 학생이 본인의 디지털 디바이스를 학교에 가져와서 수업하는 BYOD(Bring Your Own Device) 정책을 우리도 도입해야 한다. 소외계층 학생에게는 디지털학습 격차 해소를 위해 인터넷 접속은 물론 디바이스·플랫폼·콘텐츠 구매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둘째, AI 교육혁명은 에듀테크 산업의 발전 없이 불가능하다. 에듀테크 기업이 사교육만 아니라 학교 교육에서도 사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육 서비스는 무료라는 인식부터 바꾸어야 한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교육 콘텐츠와 플랫폼을 정당한 가격으로 구매하도록 예산을 확대하고, 학교 혹은 교사 단위로 콘텐츠와 플랫폼의 라이선스를 살 수 있도록 바우처 형식으로 지원해야 한다.또 에듀테크 기업이 교사와 협업하여 ITS와 같은 다양한 AI 에듀테크 상품을 디자인하도록 테스트 베드를 제공해야 한다. 특히 학습 플랫폼을 이용해 학습데이터 수집이 쉽게 이루어져야 AI 교육에서 핵심인 개개인에게 최적의 학습경로를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교육용 데이터를 수집·제공·활용하는 법적 근거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셋째, 교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고무적인 것은 44%의 교사들이 온라인 개학 이후에도 원격수업을 수업에 활용할 생각이라고 답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 준비가 충분치 않은 교사에게 일률적으로 AI 교육을 강제할 수 없다. 교대와 사대 교육에서부터 하루빨리 교사들이 AI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고, 준비된 교사부터 AI 교육을 통해 교육 격차를 줄여갈 수 있도록 교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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