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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고위공직자들이 있어야 할 자리
 
2020-03-05 09:49:59
◆김종민 법무법인(유한) 동인 변호사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법개혁연구회 회장 · 프랑스연구포럼 대표로 활동 중입니다.

추미애 법무장관, 출입국 주무장관이 신천지 수사에만 매달려

박원순 서울시장 · 이재명 경기지사, 법적 조치가 아닌 방역에 집중해야


국가적 대재앙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와중에 신천지 교단에 대한 검찰 강제수사 여부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지역감염 확산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검찰에 신천지 교인 명단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지시했지만 검찰은 현 단계에서의 압수수색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까지 가세한데다 자칫 감염사태가 악화될 경우 책임 문제로까지 확대될 수 있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에 입닫은 법무장관
신천지 강제수사는 검찰이 판단할 사항


문제는 추미애 장관의 압수수색 지시가 적절했는지 여부다. 법무부장관은 검찰사무의 감독자이기도 하지만 출입국관리의 총 책임자이기도 하다. 외교부가 아니라 법무부가 출입국 제한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한다. 지난 1월 중국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기 시작했을 때부터 대한의사협회 등 전문가들과 언론에서는 감염원 차단을 위해 신속한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수차례 촉구한 바 있다. 그런데도 추미애 장관이 출입국 주무장관으로서 사태가 대재난 수준으로 곪아 터진 지금까지 중국인 입국 금지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검찰의 압수수색에만 매달려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신천지 교단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여부는 검찰이 판단할 사항이다. 법무부장관이 특정사건에 대한 수사방법까지 일일이 지시한 전례는 없었다. 검찰청법상 법무부장관의 이런 지시가 적법한지도 의문이다. 검찰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긴밀히 협조하면서 신천지 교단에 대한 강제수사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압수수색이 반드시 사태 해결에 도움이 주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강제수사 여부는 검찰에 맡겨 놓고 법무부장관으로서 챙겨야 할, 더 중요하고 시급한 일에 집중할 일이지 계속 검찰의 강제수사를 고집하는 것은 장관으로서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고위공직자의 으뜸 덕목은 자리에서 기본을 행하는 것
진단시약 개발한 씨젠, 대구의 성숙한 시민의식 돋보여


국민들이 공포와 불안 속에 빠져 있는 국가 대재난 상황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고위공직자의 처신은 또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만희 신천지 교단 총회장을 살인죄로 고발했고, 이재명 경기지사는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한 검체 채취에 불응한다는 이유로 이만희 총회장을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고 가평 연수원까지 달려가는 해프닝을 벌였다. 서울과 수도권 행정을 책임지는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는 감염사태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필요한 방역 조치와 관련 지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급선무다. 시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현장에서 어려움을 함께 하고 안심시켜야 할 책무가 살인죄로 고발장을 제출하는 것이나 현행범 체포를 위해 가평까지 달려가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고위공직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 중 으뜸은 각자 있어야 할 자리를 알고 그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다. 축구 경기에서도 골키퍼가 골문을 지키지 않고 공격수로 나서 설치면 패할 수밖에 없다. 세계 11위 경제대국 대한민국에서 마스크 한 장을 사지 못해 몇 시간씩 줄을 서고, 의료진들의 방호복이 없어 일반 가운을 입고 진료할 수밖에 없는 기막힌 장면이 연출된 것도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이 제 자리를 지키지 않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성실히 각자의 책무를 다하고 있는 민간 부문과 시민들은 우리의 빛나는 희망이다. 감염의 위험과 극도의 피로를 무릅쓰고 치료를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 지난 1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일찍 예견하고 진단시약을 개발한 기업 씨젠,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타 지역으로의 이동을 최대한 자제하며 극한의 어려움과 싸우고 있는 대구시민들은 역사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고위공직자들의 무능은 범죄다. 국민에게 선출된 권력은 그 자리에 합당한 책임과 의무를 다할 때 존재이유가 있다. 추미애 장관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은 각자의 자리를 지키면서 해야 할 책무를 다하는 것이 코로나 바이러스 대재난을 극복하는 최선의 길임을 깨닫고 더 이상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일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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