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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위기극복 DNA 죽이는 文정부 무능
 
2020-03-03 14:10:05

◆ 칼럼을 기고한 강성진 교수는 현재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원회 국가전략연구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지금 제 가슴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뜨겁다”고 했다. 요즘 코로나19 사태를 보면서 난파선 같은 ‘대한민국호(號)’가 그런 나라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3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확진자 4812명에 사망 29명이다. 아직 3만5555명이 검사 중이라고 하니 확진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지난달 2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경제지표들을 보면 경제적 영향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은 2월 셋째 주에 지난해와 비교해 48.1%나 줄었다. 면세점의 매출액이 40.4% 떨어지고, 영화 관람객이 57.0% 감소했다. 숙박·음식업 매출은 같은 기간에 각각 24.5%와 14.2%가 줄었다. 이는 영세업자들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지난 2월의 수출은 지난해에 비해 4.5% 늘어 15개월 만에 플러스(+)로 바뀌었다. 이는 조업일 수 증가에 따른 것으로, 일평균으로는 11.7%가 줄었다.

우리 국민은 경제위기에 직면하면 일치단결해 극복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어느 나라보다 빨리 경제위기를 벗어났다. 외환위기 당시 온 국민이 금모으기운동을 벌인 일을 기억할 것이다. 2003년 사스(SARS) 여파로 1,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금방 극복했다. 2015년 메르스(MERS) 사태 때에도 전 분기 대비 2분기 경제성장률이 0.2%로 떨어졌지만, 3분기엔 1.5%로 바로 회복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를 것 같다. 경제는 금방 회복될지라도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지탱해 온 국민의 단결력이 무너지는 걸 느끼기 때문이다. 원인은 위기에 대한 정부의 무능함과 유체이탈식 대응이다.

먼저, 친중(親中) 정부의 무능함이다. 중국은 1월 23일 우한(武漢)을 봉쇄해 다른 지역으로의 감염 확산을 막았다. 이미 12월부터 중국에서 감염을 걱정하고 있어서 이것도 늦은 조치였다. 그런데도 문 정부는 2월 3일에야 중국 후베이(湖北)성 체류·방문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했다. 이미 늦어서 효과 없는 조치였다. 이런 결정에, 단순히 제1의 교역 대상국이라는 경제 관계만 아니라 정치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반대로, 우리가 중국에 입국 제한 완화를 요구하다 되레 ‘외교보다 방역이 우선’이란 면박만 받았다.

다음으로, 유체이탈식 정부의 태도다. 지난달 13일 경제계 인사들과 모임에서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는) 머지않아 종식된다”고 했고, 정부 당국자들은 약속한 모임을 일부러 취소할 필요가 없다며 샴페인을 터뜨렸다. 그러나 10일 뒤 위기 경보 수준을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강화했다. 중국인 입국 금지 문제와 관련해선 야당이 국회에서 “창문 열어 놓고 모기 잡는 격”이라고 지적하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겨울에는 모기가 없다”고 해 국민의 공분을 자초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상할 대로 상한 국민의 자존심이다. 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의 의료진과 시설을 갖춘 한국에서 발원지인 중국 다음으로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오는 이 현실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또, 세계 80여 나라에서 한국을 방문·경유한 사람들의 입국을 금지·제한하는 수모를 당하는 현실은 어떤가?

분명히 문 정부는 자신들이 주장했듯이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궁금한 것은, 이 길을 계속 갈 때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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