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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감염 확산으로 경제 악화… 방역 최우선이 최고의 경제정책
 
2020-02-25 14:23:15

◆ 칼럼을 기고한 강성진 교수는 현재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원회 국가전략연구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 韓경제 흔드는 코로나19


中 눈치보기 경제논리 펴다 국민 생명·안전 위협… 방역 구멍·공포 확산하며 ‘反경제 상황’ 봉착
중국인 입국 방치해 확진자 1주일 새 30배로…‘블랙스완’ 출현으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경제 맞아


문재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도 중국 여행객 입국 금지 문제에 극도로 부정적인 데에는 경제 논리가 작용하고 있다. 대중 경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외교·통상 마찰이라도 빚는다면 경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소극 대책이 방역의 구멍을 만들고 결과적으로 전염병을 급속 확산시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극도로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바이러스의 확산이 공포의 확산을 불렀고, 이는 결국 경제난의 확산으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정부의 1차원적 경제논리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반(反) 경제’ 상황을 부른 셈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그 어떤 경제논리보다 우선한다는 점을 망각한 정부 정책이 블랙스완 을 만들어냈다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감염이 확산할수록 경제는 악화한다. 방역 최우선이 최고의 경제정책이다.
◇대중(對中) 경제 논리가 빚은 반 경제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금까지 정부가 대중 봉쇄 정책이나 중국인 여행자 입국 금지 확대 정책에 부정적인 이유는 중국과의 외교·통상 마찰을 우려해서다. 한국의 전 세계 교역량 가운데 대중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수출 25%, 수입 20%가량이다. 하지만 한국은 중국의 사드 보복 사태와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으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중국인 입국 금지 전면 확대 조치를 취할 경우 ‘제2의 사드 보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했을 수 있다. 실제로 중국 대륙의 31개 성 가운데 광둥(廣東)성 한 개 성의 교역량이 미국이나 일본 등 소수 국가를 제외한 한국의 웬만한 국가 교역량을 넘어선다. 중국과의 외교·통상 마찰을 우려해 중국인 입국 전면 금지 조치에 소극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정부가 대중 봉쇄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또 다른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중국 중시 노선과도 관련이 있다. 정치권에서는 “취임 이후 줄곧 중국 중시 정책을 취해온 문재인 정부의 이념적 속성이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미온적으로 대응하게 한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문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하면서 ‘시 주석의 상반기 방한 계속 추진’ 등의 얘기를 주고받았다.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문 정부의 외교 노선이 이번 코로나19 사태 대응에도 반영됐을 것이라는 점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사실 지난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No Japan)’으로 국내 여행업계와 항공사가 큰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정부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경제에 직격탄이 된다 해도 싫은 건 싫고 좋은 건 좋다는 인식이 있는 것이다. 물론 정부는 표면적으로는 중국인에 의한 감염 발생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중국인보다 귀국하는 내국인에 의한 감염 요인이 더 많다”는 궤변을 쏟아냈다.

정부의 이런 행태는 결국 국민의 생명을 해치고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를 빚었다. 지난 18일 30여 명에 그쳤던 확진자 수는 1주일 만인 25일 30배로 뛰어 900명에 육박했다. 사망자도 계속 발생 중이다. 전문가들은 사실상의 팬데믹, 전염병 대유행 상태라고 입을 모은다. 경제든 외교든 그 어떤 논리도 인간 안보 의 핵심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우선할 수는 없다. 경제의 가장 중요한 주체인 국민이 생명과 안전을 확보할 때 경제도 외교도 있다. 중국 관계 우선이라는 정부의 경제논리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고 경제도 어렵게 하는 ‘반 경제논리’가 된 것이다.

◇중국 우방국들의 봉쇄 조치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부상했거나 최소한의 피해로 막아낸 나라들의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는 막대한 경제 손실을 무릅쓰고 강력한 대중 봉쇄 정책을 썼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의 전통 우방인 러시아, 몽골, 북한의 경우에서 이런 점이 분명히 확인된다. 몽골에선 아직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다. 아사히(朝日)신문 등 해외 매체 등에 따르면 몽골은 코로나가 중국 내에 막 확산하기 시작한 시점인 지난 1월 27일 중국과의 국경을 잠정 폐쇄하면서 인적 왕래를 금지했다. 지난 1일부터는 중국과의 여객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몽골은 수출의 85%, 수입의 33%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대중 석탄 수출은 몽골의 주요 수입원이다. 그런데도 이런 조치를 취한 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경제도 있고 국가도 있다는 신념에 근거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미얀마, 라오스 역시 국경 봉쇄로 확진자 숫자는 제로다. 반대로 중국 경유자 입국을 막지 않은 이탈리아, 이란 등에서는 한국처럼 코로나19가 확산 중이다.

중국 우방국들이 오히려 적극적인 봉쇄 정책을 세우는 이유는 분명하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그 어떤 경제논리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감염병의 경우는 원인과 결과가 매우 명확해 발원지를 알 수 있고 전파되는 과정을 비교적 분명히 파악할 수 있다. 즉 인적 왕래를 선제적으로 통제해 감염원을 차단하는 게 가장 확실한 방역 대책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발원지 국가가 봉쇄 정책을 취하는 상대방 국가를 보복할 수는 없다. 거꾸로 한국이 중국인 여행객 입국 금지를 놓고 주춤거리는 사이 중국이 한국인 격리에 나서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홍콩은 한국 여행객의 입국을 금지했고, 대만도 한국 경유 여행객을 격리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코리아 포비아는 중국을 포함해 다른 국가들로 번져 나갔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경제

중국을 의식한 경제 논리가 부른 ‘반 경제’의 결과는 가혹하다. 방역망이 뚫리고 국민 생명과 안전이 위협당하고 전염병과 공포의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여행·유통업은 물론 자영업과 시장이 신음하고 소비가 얼어붙었다. 도소매 자영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소상공인연합회가 10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사태의 심각성이 확인된다. 응답한 소상공인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액이 감소했다’고 답한 비율이 무려 97.9%나 됐다. 또 답변자의 98.1%는 방문객이 감소했다고 했다. 기업과 생산시설도 곳곳에서 셧다운을 시작했다. 공포는 금융시장까지 뒤덮었다. 24일 코스피는 전날 대비 -3.87%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하루 7800억 원이나 ‘셀 코리아’를 했다.

이런 가운에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의도와는 다르게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들고 성장을 지체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52시간 노동 시행은 효율적 경제 운영이 아닌 고비용형 경제 운영으로 기업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가중하는 실정이다. 근로자의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통계청 고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실업자가 106만 명을 넘겼고, 청년 체감실업률은 22.9%에 달했다. 2016년 이래 4년째 100만 명 이상을 기록 중이다.

정부의 반 경제 논리는 경제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칠 분위기다. 지난해 한국은 정부 주도 재정 지출 확대 정책으로 간신히 성장률 2.0%를 달성했다. 이제 코로나19 확산과 생명·안전 위협으로 인한 극도의 공포감으로 민간 위축이 진행되면 올 1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도 있다. 이미 국제기구들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기 시작했다. 한국경제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 세줄 요약

정부 대중(對中) 대책의 허구성: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도 강력한 대중 봉쇄 정책을 내놓지 못한 건 중국을 자극하면 경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 때문. 하지만 소극 대책이 방역 구멍을 만들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극도로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렀음.

대중 경제논리가 빚은 反경제: 바이러스의 확산은 공포·경제난의 확산으로 이어져. 정부의 1차원적인 경제 논리가 ‘반 경제’ 상황을 부른 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경제논리보다 우선한다는 점을 망각한 정책이 블랙스완을 만든 것.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경제: 몽골 등 중국 우방국들은 막대한 경제 손실을 무릅쓰고 국경 봉쇄 등 강력한 정책을 써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었음. 정부의 ‘반 경제’ 논리가 한국경제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 처하게 함.


■ 용어 설명

‘블랙스완’이란 ‘절대 일어날 것 같지 않아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 2007년 미국 월가의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저서 ‘The black swan’을 통해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예언하면서 두루 쓰이게 됨.

‘인간안보’란 전통적인 국가 안보 개념에서 벗어나 인간의 생명과 건강과 존엄을 중시하는 안보의 새로운 패러다임. 국민의 생명권 보호가 인간안보의 핵심. 2012년 유엔에서 ‘인간안보’를 중시하는 결의가 채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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