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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뉴스] 24시간 불 켜진 연구실이 기업 미래 밝힌다
 
2019-12-16 17:45:45

◆ 칼럼을 기고한 홍순영 한성대학교 특임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전기, 철도, 자동차, 항공기, 컴퓨터, 전화, 의약품, 음향기기 등 우리는 과학문명의 엄청난 혜택을 누리며 살고 있다. 아무도 수렵채집의 시대로 되돌아가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이 문명의 혜택은 어떻게 이뤄졌나? 다름 아닌 위대한 과학자, 발명가, 의학자, 기업인들에 의해서다. 숱한 날들을 침식을 잊은 채 꿈을 꾸고 도전할 수 있게 한 그들의 연구실, 실험실, 작업실에 의해서다. 그들에게 그 곳은 노동의 장소가 아니었다. 꿈을 꾸고 이루는 행복의 산실이었다.

여기서 한 가지 가설은 “만약 이들에게 주52시간 근무제를 법으로 강제했다면 오늘의 인류는 어찌 살고 있을까?” 답은 분명하다. 무지, 빈곤, 질병, 기근, 재해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만약 에디슨과 큐리에게 주52시간 근무를 강제했다면 인류는 지금도 어두운 밤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방사선 진단과 치료도 없었을 것이다. 왁스먼의 스트렙토마이신 발견도 없어 결핵 퇴치도, 벨의 전화기와 쿠퍼의 휴대전화 발명도 없어 지구촌이 하나의 세계가 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주52시간 근무의 강제로 라이트 형제가 수천 번에 이르는 시험비행을 할 수 없었다면 인간이 하늘을 나는 기적은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와트의 증기기관, 벤츠의 휘발유 자동차 발명도 없어 여전히 말과 소달구지에 의존하는 힘든 생활을 계속했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가 주52시간 근무제에 묶여 밤을 지새울 수 없었다면 인류 역사를 통째로 바꾸고 있는 사무혁명, 정보혁명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예술과 스포츠의 세계도 같다. 주52시간 강제 하에서 베토벤의 ‘운명교향곡‘, 쇼팽의 ’즉흥교향곡‘, 소녀시대, 방탄소년단, 박인비, 김연아, 손홍민, 류현진이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지난달 한 조간신문에 ‘택진이 형 밤샘보람 있네’라는 기사가 실렸다. 엔씨소프트의 신작 모바일게임 ‘리니지2M’이 출시 나흘만에 매출 1위를 기록했다는 기사였다.

필자는 덜컥 겁이 났다. 밤을 새웠다면 주52시간 근무제 위반으로 징역을 살게 되는 것 아닌가 해서다. 주52시간 근무제 적용 이전에 밤을 새웠기를 바랐다. 그러면서 이 위대한 업적에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하게 하는 상황이 개탄스러웠다.

대학, 연구기관, 기업연구소의 연구실, 실험실, 작업실에서 발견되고 발명된 과학, 기술들은 기업을 통해 확산되고 상용화된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역할은 지대하다. 이들이 중소기업 연구소와 현장을 거치면서 보완·혁신되고 조립돼져 대량 생산·보급되기 때문이다.

그런 중소기업들이 대응이 불가능하다며 주52시간 근무제 개선을 호소하고 있다. 예상된 일이었다. 정부도 인정하고 계도기간의 부여, 특별연장근로 인가범위 확대의 보완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는 미봉책이다. 중소기업이 바라는 ‘노사합의 시 근로시간 탄력운용’, ‘노사자율에 의한 추가근로의 허용’ 등 근본적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오후 6시면 불이 꺼지고 있는 연구실, 실험실, 작업실의 상황이다. 자원빈국 한국을 세계 10위 경제대국으로 일으킨 꿈과 도전의 산실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미래가 암담해짐을 뜻한다.

과학자, 발명가, 의학자, 기업인들의 위대한 도전을 막는 것은 정부 권한 밖의 일이고 국가적, 인류적 엄청난 손실이다. 소재, AI, ICT,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정책과도 맞지 않는다.

연구실, 실험실, 작업실 그리고 위의 산업을 비롯해 4차산업혁명 관련 기업에는 주52시간 근무제의 적용을 아예 배제해야 한다. 24시간 불이 켜져 있는 실리콘밸리, 실리콘앨리의 대학, 연구기관, 기업들과 24시간 생사를 건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창조적 발명, 발견, 혁신, 확산에는 하루 24시간도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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