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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惡材 동시다발, 對日 유연성 필요하다
 
2019-08-09 09:48:54

◆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이 중국에 대해 다양한 압박을 가하는 모습을 보면 권투 시합이 연상된다. 한 선수가 쓰러지는 경우 마지막 펀치 때문이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쓰러지기까지 날린 펀치들의 일부 또는 전부가 그에게 타격을 준 결과일 것이다. 

며칠 전 미국은 전격적으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조작국 요건은 세 가지다. △대미 흑자 200억 달러 초과 △경상수지 흑자 GDP 대비 3% 초과 △지속적이고 일방적인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GDP 2%를 초과하는 규모의 외환을 12개월 중 8개월 이상 순매수.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서고 중국이 미국 농산물 수입을 중단한다는 발표를 하자 전격적으로 미국이 이를 발표했다. 환율조작국 지정 시, 대미 투자 제재가 강화되고 금융 지원도 사라진다.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한 다양한 환율 관련 압력도 가해진다. 또한, 미국 조달시장에의 접근도 차단되고 무역 제재도 추가된다.

그러나 이번 조치의 가장 큰 문제는, 25년 만에 환율조작국이 지정됐다는 사실이고 그 나라가 다시 중국이라는 점이다. 어느 정도까지 어떤 수준으로 미국의 제재가 가해질지 짐작하기 힘들다. 그리고 제재들이 자꾸만 추가되다 보면 그중에 심각한 카드들이 섞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불확실성 자체를 증폭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실물 쪽도 만만찮지만 역시 가장 큰 것은 금융시장이다. 금융시장에서 비정상적인 흐름이 발생하면 타격은 상당하다. 더구나 최근 홍콩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홍콩은 중국이 자랑하는 아시아 금융 허브이자 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최후의 보루다. 중국이 외환위기를 당하지 않는 것이 홍콩 덕분이라는 지적이 있을 정도다. 그런데 막강한 경쟁력을 가진 금융 허브로서의 홍콩이 지금은 심각한 시위 등으로 인해 기능이 일부 마비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됐다는 것은 금융 상황이 매우 위중해질 수 있음을 암시한다. 미국은 달러와 금융을 통해 세계시장을 컨트롤 하고 있다. 해외자본의 상당 부분이 달러 표시 자금들이다. 만일 홍콩과 중국에 생긴 문제로 인해 우리가 외환위기 때 경험한 해외자본의 급격한 이탈, 즉 서든스톱이 발생하는 경우 중국 경제는 엄청난 타격을 받는다. 그러잖아도 미국은 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생산기지를 인도와 베트남으로 옮기고 있다. 인도와 베트남은 서쪽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국가들이다. 실물 분야에서의 ‘차이나 엑소더스’와 금융 분야에서의 ‘서든스톱’이 겹치면 중국 상황은 매우 힘들어질 수 있다. 

우리로서는 너무 많은 악재(惡材)가 설상가상 격으로 겹치고 있다. 최근 일본이 미국의 대중(對中) 압박을 흉내 내면서 수출 규제를 통해 우리를 압박하자 실물에 대한 불안감이 금융시장으로 옮아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중국마저 더 어려워지면 우리는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한·일 갈등을 보는 시각은 다양하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일단 엄청난 악재다. 

미·중 갈등에 대해서는 몰라도 한·일 갈등 문제에 있어서는 다양한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 금융시장이 계속 경색되는 경우 호재를 만들기 위해 적절한 시기에 사용할 온건책들을 잘 검토해야 한다. 강경 일변도로만 가는 경우 미·중 악재와 한·일 악재가 겹치면서 우리 경제가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작금의 상황은 우리에게 좀 더 폭넓고 유연한 시각과 함께 실물과 금융을 망라한 세심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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