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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세금 일자리’ 追更 투입은 연목구어
 
2019-07-17 16:25:51

◆ 칼럼을 기고한 강성진 교수는 현재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원회 국가전략연구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고용장려금 수급 제도에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4촌 이내 친인척을 채용해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을 부정 수급한 것으로 의심되는 232개 사업장에 대해 감사원이 감사 중이라고 한다. 이 제도는 5인 이상 중소·중견기업이 청년(만 15∼34세)을 추가 채용하는 경우 1명당 연 900만 원까지 3년간 정부가 지원해 준다. 그런데 이 제도를 통해 입사한 취업자 10명 중에서 3명이 1년이 지나면 직장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1조3928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이 필요하다고 국회에 요청했다. 청년고용장려금 지원 규모를 3만2000명, 구직급여 지원 대상을 11만 명 그리고 내일배움카드 2만 명 등을 추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는 지난해에 3867억 원의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을 배정했다가, 올해에는 6745억 원으로 늘렸지만 이미 5월에 모두 소진돼 2883억 원을 추경(追更)에 추가로 편성했다. 

정부의 직접적인 재정지원 제도는 매우 중요한 일자리 창출 정책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취업자는 1년 전에 비해 28만1000명이 늘었는데, 이는 2018년 1월 이후 가장 많은 수다. 지난 2월과 3월에 이어 3개월째 20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내용을 보면 정부의 직접적인 재정 지원이 중요한 요인이었다. 연령별로 50대가 12만7000명, 60대 이상이 37만2000명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문제는 감사가 진행 중인 부정 수급에 국한되는 게 아니다. 이 제도를 통한 고용유지율이 71.4%에 불과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정부 재정에 의해 공급되는 일자리가 청년층이 원하거나 이들에게 주어지는 만족스러운 일자리는 아니라는 데 있다. 이는 지난 5월의 일자리가 1년 전에 비해 30대와 40대가 각각 3만2000명과 18만2000명이 줄었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부의 재정 지원에 의한 일자리 창출의 한계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고용장려금 제도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는 방향에 대해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정부 주도에 의한 일시적 일자리는 늘었지만 시장에서 창출되는 지속 가능한 일자리는 줄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별로 볼 때 지난 5월 제조업과 금융·보험업에서 각각 6만6000명과 5만1000명이 줄었다는 점이 이를 반영한다. 제조업 취업자 15개월 연속 감소는 고용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장기간 감소한 것이라고 한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현 정부의 이른바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따라 시장에서의 일자리 창출 여력은 오히려 작아졌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청년들이 원하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는 정부가 만드는 게 아니라 시장에서 창출하는 것이다. 이제라도 정부는 기존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국민이 낸 세금을 남의 돈이라 생각하고 정책 실패를 가리는 데 사용하는 연목구어(緣木求魚) 식 집착보다는 세금을 쓰지 않아도 시장에서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하는 정책이 뭔지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 투자자들이 원하는 신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추진하고, 임금 구조의 합리화 및 주 52시간 탄력근무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념적 시각에서의 서비스산업 차별 정책을 철폐해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으로 4차 산업혁명의 길에 빨리 진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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