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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한선기자단 기행문] 도쿄국립박물관 관람기: 문화재 환수, 그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하여
 
2014-03-06 09:38:26

                                     

                                                                        <우에노 공원에서 바라본 도쿄국립박물관의 전경>

우에노 공원(JR 야마노테선 우에노역 맞은 편)에서 바라본 도쿄국립박물관은 아담했지만, 일본의 합리성과 세밀함을 잘 살린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특히 본관, 효케이관, 구로다기념관은 건물 자체가 중요문화재 또는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로 아름다움과 역사를 지니고 있었다. 필자가 도쿄국립박물관에 관람 갔을 때는 본관(일본갤러리), 동양관(아시아 갤러리), 호류지보물관, 헤이세이관(특별전 및 일본의 고대문명)만 운영 중이었다. 도쿄국립박물관은 1827년 유시마성당의 대성전에서 개최된 박람회를 시초로 세워졌으며, 일본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박물관이라고 한다. 도쿄국립박물관의 수장품은 약 113천점(국보 87, 중요문화재 631)으로 질적 및 양적으로 일본 제일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었다.

매표소에 도착하니 학생의 경우 일반인 가격보다 200엔이 저렴한 400엔에 입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 있었다. 대학생 이후 필리핀이나 중국, 대만에서 박물관 관람을 할 때 대한민국 학생증도 사용 가능한 기억이 있기에 제시하였더니, 학생 가격에 입장을 할 수 있었다. 관람을 하기 전에 본관 로비의 사물함에 짐을 맡긴 후 본격적인 관람을 시작하였다. 본관 1층에는 일본의 불상, 칠공예, 금속공예, 칠공예, 일본도 등의 테마별로 기획·전시돼 있었다.

 

 본관 1층의 전시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일본도였다. 많은 일본도가 전시돼 있었다. 그 중 도우지기리(童子切)라는 명도는 무로마치 시대의 천하 5검으로 꼽히며 일본의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고 했다. 아름다운 곡선을 자랑하는 일본도의 형태는 헤이안 시대(794~1192)에 비로소 정착되었으며, 그 전에는 우리나라 및 중국과 같은 직도의 형태였다. 일본도를 보면서 문득 이순신 장군이 사용하던 검 역시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제작되어 있음을 생각하였다. 물론 구체적인 검의 양식사는 모르지만, 아마 왜란이 일어나기 전에도 조선과 일본의 교류가 활발하였으니 충분히 일본도의 영향을 받은 결과이지 않을까라고 짐작하였다. 본관 2층에는 일본의 서예, 의복이 시대별로 전시돼 있었다. 의복과 서화는 다양한 색체가 사용됐고, 표현이 세밀해 눈길을 끌었다.

1시간 가량에 걸쳐 본관의 관람을 마치고 한국, 중국 및 동남아시아 등지의 유물들을 전시하는 동양관에 들어갔다. 동양관은 지하1층에 동남아시아 유물, 3층부터 4층까지 중국 유물, 5층에 한국 유물을 전시하고 있었다. 과거 아시아 지역의 식민 지배를 했던 일본은 피지배국가들의 유물을 가져왔는데, 실제 동양관에 있는 유물들의 국적을 보면 과거 일본이 어느 나라를 침략하였는가를 잘 나타내주어 흥미로웠다. 중국 유물을 전시하는 3, 4층에서는 조지겸이나 오창석 등 유명한 서예가의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5층의 한국 유물을 전시하는 곳에서는 임진왜란에서 승병활동을 하였던 휴정 대사의 칠언절구가 전시되어 있었다. 이외에도 가야의 유물부터 고려 상감청자와 조선 백자까지 다양한 종류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과거 우리나라의 유물들이 무력행사를 통해 약탈당했을 과정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국제법을 배우면서 프랑스의 외규장각 반환 사례와 같은 경우는 사실상 법 규정보다 외교적 노력에 따라 반환 여부가 결정된다는 사실을 배운 적이 있다. 때문에 박물관을 나와 우에노 공원 내의 왕인박사 기념비까지 걸으며 우리 문화재의 환수 방안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봤다.

<도우지기리>

우리 문화재를 환수하기 위해서 객관적 시각에서 일본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16기 한선 아카데미(한반도선진화재단 주최)의 강연에서 이명희 공주대 교수는 세계적인 관점에서 역사를 볼 것을 주장한 적이 있다. 과거 왜란, 일제강점기 등이 일어났고, 아직까지도 일본은 위안부 문제나 독도 문제 등에 대해서 사과하지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일본이 우리나라에게 전혀 사과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유독 일본에 대해서 감정적이고 부정적으로 접근하는 일부 교과서와 학자들이 떠올랐다. 이러한 교과서를 토대로 배운 학생들까지도 유독 일본을 바라볼 때에 국수주의적인 입장으로 접근하고 있었고 필자도 그 중 일부였다.

하지만 필자가 실제 일본 학생들과 교류해보니, 오만하고 반성할 줄 모르는 일본의 이미지는 찾을 수 없었다. 때문에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감정적으로 멀어 우리나라가 가장 이해하지 못하는 국가가 바로 일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일대학생평화포럼에서 일본 학생들과 교류하면서, 일본학생들은 중국 학생들과는 달리 매우 낯을 가리고 조심스럽게 상대방에게 접근하는 성격이라는 것을 느꼈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반적인 성격과도 달랐다. 일본 학생들과 교류하면서, 이제까지 일본의 표현방식이 우리와 달랐기 때문에 그들의 사죄나 친밀의 제스쳐를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아닌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때문에 우리가 먼저 일본에게 다가가고 그들의 표현방식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했다. 이러한 자세를 바탕으로 일본에게 요구해야 할 것은 해야 하지만, 이미 일본 측에서 사과한 내용에 대해서는 너그럽게 용서하는 마음을 보인다면 일본과 외교적 친밀감을 쌓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도쿄국립박물관에서 일본인은 겸손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도쿄국립박물관에서 일본 유물을 전시하는 본관의 각 전시실에는 한국과 중국의 영향을 받은 작품에 대해서는 정확히 명기를 하였다. 박물관은 그 나라의 역사를 모아놓은 일종의 국가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그 얼굴의 한 가운데에 다른 나라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꼼꼼히 표기하는 면에서 이제까지 우리가 생각하는 오만한 일본은 소수의 일본인과 몇몇 언론 혹은 정당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는 우리나라가 동방예의지국다운 자세를 갖추고 일본과 교류를 해야 한다. 이미 삼국시대 혹은 그 이전부터 일본과 교류를 해왔고, 세계화 시대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는 더욱 상호의존적으로 바뀌고 있다. 서로의 장점을 객관적으로 인정하고 칭찬할 때 한일 양국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이를 통해 상호 간의 이해가 깊어진다면 문화재 환수와 같은 까다로운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이순신 장군검의 모양이 일본도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여, 이순신 장군의 업적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일본은 과거 왕인 박사가 천자문이나 논어 등을 소개하고 유학의 기틀을 다잡아 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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